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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가 한 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보다 미국으로 보낸 배당금이 더 많았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잠깐 멈칫했습니다. 불법도 아니고, 기업이 주주에게 배당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도 뭔가 찜찜한 느낌이 남았거든요. 그래서 장부를 한 줄씩 따라가 봤습니다.
14% 마진율의 진짜 의미, 싸게 판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코스트코가 물건값에 14% 이상 마진을 붙이지 않는다는 얘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게 진짜냐고요? 저는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물건값, 임대료, 인건비, 운반비까지 다 빠지고 나면 14%로는 도저히 남는 게 없을 것 같거든요.
한국 코스트코 장부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우리가 계산대에 올려놓은 10만 원 가운데 약 8만 5,000원이 상품 원가로 다시 나갑니다. 마진율(gross margin rate)이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10만 원짜리 물건을 팔았을 때 순수하게 물건값만 빼고 손에 남는 돈의 비율입니다. 코스트코의 경우 이게 약 15% 수준입니다.
반면 이마트 기준으로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0만 원 가운데 약 2만 7,000원이 물건을 빼고 남습니다. 마진율이 코스트코보다 훨씬 높죠. 그런데 실제로 장사해서 남기는 돈은 이마트가 더 적습니다. 10만 원 팔았을 때 이마트는 약 1,600원, 코스트코는 약 3,500원이 영업이익으로 남습니다.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이란 매출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관리비 등 영업 관련 비용을 모두 뺀 이익입니다. 즉 가게 운영에 직접 드는 돈을 전부 뺀 뒤 실제로 장사로 남기는 숫자인 거죠.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이마트는 직원 인건비, 진열 비용, 매장 운영비로 10만 원당 약 2만 5,000원이 나갑니다. 코스트코는 같은 항목에 약 1만 1,000원을 씁니다. 물건을 박스째 쌓아두고, 카드사는 한 곳만 계약해 수수료를 낮추고, 납품업체 물건값은 팔린 뒤에 치르는 경우가 많은 구조 덕분입니다. 제가 부모님과 코스트코에 갈 때마다 느끼는 그 창고 같은 분위기가 사실은 철저히 계산된 비용 절감의 결과였던 겁니다.
납품업체와의 관계에서도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작년 8월 말 기준으로 매장과 창고에 있는 재고 가치가 약 4,400억 원이었는데, 납품업체에 아직 지급하지 않은 외상매입금(accounts payable)은 약 5,300억 원이 넘었습니다. 외상매입금이란 물건을 먼저 받고 약속한 날짜에 값을 치르기로 한 미지급 금액입니다. 재고보다 미지급금이 더 많다는 건, 물건을 먼저 판 뒤에 납품업체에 돈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코스트코 본사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연간 사업보고서에 "납품업체 물건값을 지급해야 하기 전에 물건을 먼저 파는 경우가 많다"라고 직접 적어놨습니다(출처: SEC EDGAR, Costco 10-K).
- 마진율 약 15%: 물건 하나에 최대 14~15%만 붙이는 원칙을 창업자 때부터 고수
- 영업이익 약 3,500원(10만 원 기준): 마진율이 낮아도 운영비 절감으로 이마트보다 높은 영업이익
- 외상매입금 5,300억 원 이상: 재고보다 미지급금이 많은 구조로 현금 흐름 유리
- 카드사 단독 계약: 수수료 절감(삼성카드 시절 0.7% 수준, 일반 대형마트보다 낮음)
- 로열티(royalty): 매출의 1%를 미국 본사 측 법인에 지급, 작년 기준 720억 원 이상
회원비와 배당, 우리 돈이 미국까지 가는 경로
코스트코 핫도그 얘기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단순히 "와, 진짜 싸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원가 구조를 들여다보고 나니 그 핫도그 가격이 유지되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미국 코스트코 푸드코트의 핫도그 세트는 40년 넘게 1달러 50센트입니다. 창업자 짐 시네갈은 가격을 올리자는 제안에 "핫도그값 올리면 죽여버리겠다"며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물건값은 이렇게 철저히 지켰는데, 올린 건 회원비였습니다.
한국의 일반 회원권인 골드스타는 작년 5월부터 43,000원으로 올랐습니다. 9년 만의 인상이었습니다. 미국 본사는 인상이 시작되기 전인 작년 3월 투자자 설명 자리에서 일본·한국의 회원비 인상을 직접 언급할 만큼 이 숫자를 주의 깊게 챙겼습니다. 회원비 갱신율(renewal rate)이란 유효기간이 끝난 회원 가운데 다시 연장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전 세계 기준으로 인상된 해에도 10명 중 9명 가까이가 다시 회원비를 냈습니다. 회원비를 한 번 받으면 물건을 한 개도 팔지 않아도 들어오는 돈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이그제큐티브 회원으로 바꾸는 게 유리한지 궁금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저는 부모님 회원권을 통해 가끔 이용하는 입장이라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이그제큐티브는 골드스타보다 43,000원을 더 내야 하고, 대신 구매금액(부가세와 할인 쿠폰 적용분 제외)의 2%를 리워드로 돌려받습니다. 이 리워드를 흔히 '적립금'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히는 구매 리워드(executive member reward)입니다. 연간 최대 120만 원까지 받을 수 있고, 손익분기점은 한 해 약 215만 원 이상 구매입니다. 수리, 상품권, 푸드코트 결제분은 적립 대상에서 제외되니 실제로 식품·생활용품 구매액만 따져야 합니다(출처: 코스트코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이제 장부의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우리가 낸 10만 원에서 세금까지 다 빼고 한국 코스트코에 최종적으로 남는 돈은 약 2,800원입니다. 한 해로 치면 2,062억 원입니다. 그런데 작년 한국 코스트코가 미국으로 보낸 배당금은 2,500억 원이었습니다. 그해 벌어들인 돈보다 배당이 더 많았던 겁니다. 10만 원으로 치면 약 3,400원이 배당으로, 약 1,000원이 로열티로 미국 쪽 법인에 전달됐습니다. 합치면 약 4,400원입니다.
한국 코스트코의 지분 100%를 미국 본사 측 법인 하나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신세계가 지분 대부분을 미국 코스트코에 넘기면서 이 구조가 만들어졌고, 9년 전 임대 계약 종료 시점에 신세계 이마트가 남아 있던 지분과 새 매장 토지·건물을 코스트코에 매각하면서 완전한 단독 구조가 됐습니다. 주주가 하나뿐이니 배당금은 전액 미국으로 향합니다. 최근 5번의 배당 가운데 세 번은 그해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보냈고, 5번 합산 배당금만 8,600억 원이 넘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트코가 낸 기부금은 60억 원 남짓이었습니다. 10만 원으로 환산하면 20원도 안 됩니다. 솔직히 이 대비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코스트코 이그제큐티브 회원이 골드스타보다 무조건 유리한가요?
A. 무조건은 아닙니다. 이그제큐티브는 골드스타보다 연 43,000원을 더 내야 하고, 부가세·할인 쿠폰·수리·상품권·푸드코트 결제분을 제외한 실구매금액의 2%를 리워드로 돌려받습니다. 손익분기점은 연간 약 215만 원이므로 그 이상 구매하는 경우에만 유리합니다. 최대 리워드는 연 120만 원으로 제한됩니다.
Q. 코스트코 회원비 환불이 진짜 되나요?
A. 됩니다. 코스트코 이용 약관에는 회원으로 지내다 만족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회원비 전액을 돌려준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그제큐티브 회원은 이미 받은 리워드만큼 차감 후 환불됩니다. 과거에는 매장 방문 탈퇴만 가능해 공정거래위원회 경고를 받은 적도 있는데, 현재는 온라인 탈퇴도 가능합니다.
Q. 코스트코가 납품업체에 현금으로 즉시 결제한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코스트코 한국 장부를 보면 재고 가치보다 미지급 외상매입금이 더 많습니다. 물건을 먼저 받고 약속한 날짜에 값을 지급하는 일반적인 외상 거래 구조이며, 코스트코 미국 본사도 사업보고서에 "납품업체 지급 전에 물건을 먼저 파는 경우가 많다"고 직접 밝히고 있습니다.
Q.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번 돈을 미국으로 배당하는 게 불법인가요?
A. 불법이 아닙니다. 배당은 기업이 세금을 모두 납부한 후 주주에게 이익을 분배하는 정상적인 절차입니다. 다만 회원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이 배당으로 나간 해가 있었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 한 번쯤 따져볼 만한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Q. 코스트코 국내 매장은 앞으로 더 늘어나나요?
A. 호남 지역 최초 매장인 익산점을 짓는다는 보도가 나온 상태입니다. 현재 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장사가 커질수록 매출의 1%로 책정된 로열티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 본사 입장에서는 국내 확장 유인이 분명합니다.
결론
제가 이 구조를 들여다보면서 가장 오래 생각한 건 "나쁜 기업인가"가 아니었습니다. 코스트코는 낮은 마진율을 지키고, 세금을 납부하고, 합법적으로 배당합니다.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표 하나만 보고 "싸다"라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저도 부모님과 함께 장을 볼 때마다 카트에 물건이 쌓이면 뭔가 이득 본 기분이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회원비를 내고, 로열티가 빠져나가고,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배당이 미국으로 건너가는 흐름을 알고 나면 그 기분이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불법이냐 아니냐 보다 중요한 건, 내가 지불하는 돈의 구조를 알고 소비하느냐입니다. 회원권을 갱신하기 전에 이그제큐티브가 유리한지 골드스타로 충분한지 한 번 계산해 보는 습관, 그것만으로도 이미 다른 소비를 시작한 겁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si=KYR-0w622SUWElQT&v=giUFRfB0dEg&feature=youtu.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