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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번엔 저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전문가 100명 중 79명이 동결이라고 했는데,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3.00%로 올렸습니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입니다. 주담대 이자가 슬금슬금 오르는 걸 느끼면서도 "설마 또 올리겠어"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많았을 텐데, 저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인상분은 아직 대출에 다 반영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이 판단을 미룰 시점이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왜 두 달 연속 금리인상이 나왔나 — 팩트 정리

제가 금리 뉴스를 볼 때 습관처럼 하는 게 있습니다. 숫자만 보지 않고 그 뒤에 무슨 논리가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이번 인상에는 세 가지 논리가 동시에 겹쳤습니다.

첫 번째는 물가입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나왔습니다. 7월(2.8%)보다 한 달 만에 0.3% 포인트 뛰었습니다. 다만 이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작년 8월에 통신요금 할인이 컸던 탓에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기저효과란 비교 시점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거나 높아서 현재 통계가 왜곡되어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정부 설명대로 이 착시를 걷어내면 실제 물가는 2.5%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긴장한 이유는 근원물가(Core CPI)에 있습니다. 근원물가란 식료품과 에너지처럼 가격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하고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만 추려낸 지표입니다. 이 근원물가가 8월에 3.4%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 5월 이후 3년 넘게 보지 못했던 숫자입니다(출처: 한국은행).

두 번째는 성장입니다. 2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7%였습니다. 더 놀라운 건 GDI, 즉 국내총소득 증가율이 15.6%를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GDI란 GDP가 '얼마나 만들어냈는지'를 본다면, GDI는 '그걸 팔아서 실제로 얼마를 벌었는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1988년 1분기 이후 38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배경은 AI 수요 폭발로 반도체 수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5월에 2.6%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을 3.3%로 한 번에 0.7% 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세 번째는 가계부채입니다.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2,019조 8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한 분기 만에 25조 9천억 원이 불어났습니다. 2,000조 돌파라는 숫자 자체가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를 조일 명분 하나를 더 준 셈입니다.

제가 대출금리를 직접 알아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0.1%나 0.2%라는 숫자가 처음엔 작아 보입니다. 그런데 대출금액을 넣어 계산해보면 달라집니다. 주택담보대출 3억 원 기준으로 이번 두 달간 0.5% 포인트 인상분은 연간 이자 150만 원, 매달 12만 5천 원이 늘어나는 이야기입니다. 5억 원이면 매달 20만 8천 원입니다.

그런데 경제가 좋다는데, 왜 내 삶은 그대로일까

KDI(한국개발연구원) 8월 경제전망 수정 자료를 보면 이 질문에 냉정하게 답해줍니다(출처: KDI 한국개발연구원). 지금 성장은 반도체 관련 부문에 집중되어 있는데, 반도체는 투자 규모에 비해 고용 창출이 적은 산업입니다. 그래서 GDP는 3%대로 뛰었지만 고용 여건은 뚜렷하게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실질임금 상승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지난 4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8만 5,000개 줄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반도체가 잘 벌어서 나라 전체 소득이 늘어난 통계를 근거로 금리가 오릅니다. 그런데 그 이자는 반도체와 아무 관계없는 사람도 똑같이 냅니다. 이게 이번 인상의 진짜 부담입니다.

  • 8월 소비자물가 3.1%, 기저효과 제거 시 실질 2.5% 수준
  • 근원물가(Core CPI) 3.4% —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
  • 2분기 GDI 증가율 15.6% — 1988년 이후 최고, 반도체 수출 급등이 배경
  • 가계신용 잔액 2,019조 원 돌파, 한 분기 만에 25.9조 증가
  • 한국은행 성장률 전망 2.6% → 3.3% 상향, 금통위원 6개월 뒤 금리 전망 중간값 3.25%
요약: 이번 두 달 연속 금리인상은 물가·성장·가계부채 세 가지가 동시에 겹친 결과이며, 성장의 과실은 소수 산업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자 부담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돌아온다.

 

내 대출과 투자, 지금 어떻게 봐야 할까 — 경험과 판단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놓고 고민할 때 저도 처음엔 당장 싼 쪽을 고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지금 7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4.76%, 변동금리는 4.35%입니다. 격차가 0.41%포인트입니다. 3억 원 기준으로 연간 123만 원 차이니까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신규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 비중이 12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10명 중 7명이 변동을 고릅니다.

여기서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변동금리를 고른다는 건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지 않거나 곧 내릴 거라는 데 베팅하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의 6개월 뒤 금리 전망 중간값은 3.25%입니다. 3.5%를 예상한 위원도 있고, 우리 금융경영연구소는 이번 인상 사이클 최종 금리를 3.50%로 전망했습니다. 다들 같은 방향에 몰려 있을 때가 대체로 가장 위험하다는 걸, 제가 주식시장에서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변동금리 대출은 코픽스(COFIX)를 따라갑니다. 코픽스란 은행들이 예금이나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실제로 지급한 금리를 가중 평균한 지표로, 은행연합회가 매달 15일에 공시합니다. 8월분 코픽스는 9월 15일에 나옵니다. 이 숫자가 공시되는 날,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다음 이자가 사실상 결정됩니다. 고정금리나 혼합형 대출은 금융채 금리를 따라가며, 이건 또 다른 속도로 움직입니다.

예금 쪽도 살펴보면, 9월 초 기준 시중은행 정기예금이 3.2%대, 인터넷은행 3.6%대, 저축은행 4.02%, 신협 4.3% 수준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꽤 괜찮아 보이지만, 이자소득세 15.4%를 떼고 나면 시중은행 3.2%는 실수령 약 2.7%가 됩니다. 물가가 3.1%인 상황에서 시중은행 예금은 실질적으로 물가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예금이 유리해진 게 아니라 물가가 그만큼 올라서 금리가 쫓아가고 있는 구조입니다.

주식 쪽도 비슷한 기로에 있습니다. 올해 코스피는 1월에 4,300선을 돌파하고 6월에 9,000선을 넘었다가, 7월 폭락 이후 지금은 7,000선 안팎에서 방황 중입니다. 금리 인상기에 주가가 눌리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기업의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더 많이 깎아내게 되는 할인율 문제, 다른 하나는 위험 없이 3%대를 주는 예금이 생기면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줄어든다는 자금 이동의 문제입니다. 제가 주식 투자를 하면서 현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 것도 이 지점에서였습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 현금이 없으면 기회가 와도 손을 쓸 수 없습니다.

한 가지 균형 잡힌 시각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예금 3%가 기준선이 됐으니 모든 자산을 그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저는 이걸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1년 단위 수익률보다 더 긴 관점에서 자산을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준선이 올라갔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일정도 있습니다. 9월 15일 코픽스 공시, 9월 17일 새벽 미국 FOMC 결과, 10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입니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현재 3.75%인데, 연준 의장 케빈 워시는 8월 잭슨홀 연설에서 물가가 목표치 2%로 충분히 빠르게 내려오지 않으면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9월 9일 현재 시장은 미국 인상 가능성을 60% 안팎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상이 현실화되면 한국은행의 10월 회의도 훨씬 부담스러워집니다.

물론 반대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8월 물가의 상당 부분이 기저효과였고 이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환율도 두 달 만에 200원 넘게 빠졌는데, 이미 원화가 충분히 강해진 상황에서 금리를 더 올리면 수출기업 부담만 커집니다. 가계부채 2,019조라는 숫자도, 금리를 더 올리면 이자 부담이 소비를 직격 하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함부로 밟기 어려운 브레이크입니다. 금리가 3.5%까지 갈 수도 있고 3.0%에서 멈출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전문가도 모릅니다.

 
요약: 변동·고정금리 선택, 예금 실수령, 주식 현금 비중 모두 금리 방향을 맞히려는 게 아니라 틀려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준금리가 올랐는데 내 변동금리 대출 이자는 왜 아직 그대로인가요?

A. 변동금리 주담대는 기준금리를 직접 따르는 게 아니라 코픽스(COFIX)라는 지표를 따릅니다. 코픽스는 은행들이 실제로 자금을 조달한 비용의 평균치로, 매달 15일에 공시됩니다. 8월 인상분은 9월 15일 코픽스에 반영되고, 개인의 금리 재산정 주기(6개월 또는 1년)에 따라 실제 이자 변동 시점도 달라집니다. 아직 안 온 게 아니라 오는 중이라고 보면 됩니다.

 

Q. 지금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맞나요, 변동금리를 유지하는 게 맞나요?

A.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질문에 단일한 답을 드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지금 고정(4.76%)과 변동(4.35%)의 격차는 0.41%포인트로, 금리가 예상보다 덜 오른다면 변동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남은 대출 기간, 다음 금리 재산정일, 금리가 0.5%포인트 더 올랐을 때 월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각자의 상황에 맞게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Q. 예금금리가 3%대면 주식보다 예금이 낫지 않나요?

A. 단기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자소득세 15.4%를 떼고 나면 시중은행 3.2%는 실수령 약 2.7%이고, 물가가 3.1%인 상황에서는 실질 구매력 기준으로 마이너스입니다. 다만 예금이 무조건 불리하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은 위험 없이 받을 수 있는 기준선이 올라갔다는 점을 인지하고 투자 자산들을 그 기준에서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Q. 금리가 더 오를까요, 아니면 여기서 멈출까요?

A.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의 6개월 뒤 금리 전망 중간값은 3.25%로, 한 차례 더 올리는 쪽에 가장 많은 표가 몰렸습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종 금리를 3.50%로 전망합니다. 그러나 물가 기저효과 소멸,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부담, 가계부채 이자 압박 등 동결 논거도 상당합니다. 전문가 100명 중 79명이 틀렸다는 이번 인상 사례처럼, 방향 예측보다는 어느 방향으로 가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제가 금리 문제를 직접 마주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이겁니다. 금리 방향을 맞히는 것보다 틀려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돈을 빌려 자산을 사는 게 유리하던 시대에서 현금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수익이 되는 시대로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습니다. 이 전환기에 손실을 보는 건 방향을 잘못 예측한 사람이 아니라 규칙이 바뀐 걸 모르고 예전 방식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행동은 은행 앱을 열어 내 대출이 고정인지 변동인지, 다음 금리 재산정일이 언제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빚을 내서 들고 있는 자산이 있다면, 금리가 0.5%포인트 더 올랐을 때 매달 나가는 돈이 얼마인지를 계산해 보는 것입니다. 감당이 된다면 버티면 됩니다. 감당이 안 된다면 6개월 뒤에 결정하는 것보다 지금 줄이는 쪽이 낫습니다. 전문가의 전망은 참고하되 그대로 믿지 말고, 마지막 판단은 내 돈과 내 상황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태도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PHCeHZbHx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