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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사장님은 거의 하루 종일 카운터를 지키는데,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얼마나 될까 싶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국 당구장 사장의 월 평균 순이익은 약 43만 원입니다. 만 원짜리 한 장에서 사장 몫은 천 몇백 원에 불과하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가 사실인지, 왜 이렇게 되는지 당구장 수익 구조를 한 겹씩 열어봤습니다.
당구장 수익률, 만 원에서 얼마나 남을까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건, 손님이 꽤 많이 들어와도 사장님 표정이 밝지 않은 날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피곤해 보이는구나 싶었는데, 나중에 직접 수익 구조를 뜯어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당구장이 파는 건 물건이 아닙니다. 테이블 위의 시간, 즉 10분 단위의 게임 시간이 전부입니다. 당구장 업계에서는 이를 게임비(게임 요금)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당구대 한 대를 일정 시간 동안 빌려주는 대가로 받는 요금입니다. 당구장 프랜차이즈 업계 자료에 따르면 당구장 매출의 거의 100%가 이 게임비에서 나옵니다.
현재 전국 실제 매장 기준으로 중대(4구 등 일반 당구대)는 10분에 1,400원에서 1,700원, 대대(국제식 쓰리쿠션 전용 대형 테이블)는 10분에 1,600원에서 2,400원 수준입니다. 놀랍게도 2000년대 초 서울 대학가 당구장 요금이 10분에 1,000원에서 1,200원이었으니, 26년 동안 겨우 몇백 원 오른 셈입니다.
그렇다면 만 원이 들어오면 어디로 흩어질까요? 출처: 통계청 경제총조사 자료를 기준으로 추적해 보면 구조가 보입니다.
- 월세(임대료): 약 4,000원 — 당구대 한 대당 5평 가까운 면적이 필요해 넓은 자리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 전기요금·관리비·소모품·세금 등 기타 경비: 약 3,900원 — 대대 테이블의 열판(슬레이트 위에 까는 발열 장치) 전기료가 생각보다 큽니다
- 직원 인건비(평균): 약 900원
- 사장 몫: 약 1,400원
여기서 열판이란 대대 테이블 바닥에 설치된 발열 장치로, 습도와 온도 변화에 관계없이 당구판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거의 항시 가동해야 합니다. 대구 동성로의 한 무인 당구장은 대대 테이블 없이 중대 10대만 운영하는데도 전기요금이 한 달 100만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새벽에도 계속 켜둬야 하니 고정비가 꽤 묵직합니다.
소모품도 만만치 않습니다. 당구대천(당구 테이블에 까는 천)은 5~6개월마다 교체를 권장하는데, 대대요 천 한 장이 20만 원을 넘습니다. 대대 10대를 한 번 교체하면 천 값만 200만 원이 넘는 셈이죠. 제가 아르바이트할 때 사장님이 큐 팁(큐 끝에 붙이는 가죽 조각)을 직접 교체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나중에 서울 신정동의 한 당구장 사장도 유튜브로 공부해 웬만한 수리는 직접 한다고 했는데, 인건비를 아끼려는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됐습니다.
결국 전국 평균으로 보면 하루에 테이블을 다 합쳐 11시간 돌려도, 그중 9시간 반의 매출은 비용으로 다 빠져나갑니다. 사장 몫은 마지막 1시간 반치인데, 그게 한 달로 쌓이면 43만 원이라는 숫자가 됩니다.
운영비용과 무인당구장, 뭐가 진짜 다를까
제가 아르바이트했던 당구장 사장님은 아침 일찍 나와 바닥 청소부터 시작했습니다. 당구대 닦고, 공 닦고, 큐 손질하고, 음료 채우고. 그렇게 두 시간쯤 준비하고 나면 손님을 받는 시간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손님이 나갈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킵니다. 그때는 '사장님이니까 당연한 것 아닌가'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긴 노동 시간 자체가 사실상 가장 큰 숨은 비용이었습니다.
신정동 사장님은 한 달 고정 운영비를 약 700만 원으로 꼽았습니다. 임대료, 관리비, 전기요금, 아르바이트 두 명 월급, 그리고 무한정 나가는 음료값까지입니다. 이 700만 원을 하루로 나누면 약 23만 원을 매일 벌어야 비용을 겨우 메우고, 그다음부터가 사장 몫입니다. 신정동 가게처럼 한 달 매출이 1,000만 원을 넘기면 300만 원에서 400만 원이 남지만, 그 매출을 유지하려면 사장이 하루에 만 보 넘게 걷는 체력 소모를 감당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 사장님은 문을 연 첫 달, 손님이 너무 많아서 몸무게가 4kg 빠졌다고 했습니다. 돈보다 몸이 먼저 힘들었다고요.
그래서 무인 당구장(키오스크와 전용 앱으로 손님이 직접 테이블을 예약·결제하는 방식)이 주목받는 겁니다. 무인 당구장이란 사람 대신 자동화 시스템이 결제와 테이블 관리를 맡는 형태로, 사장이 하루 한두 시간만 관리해도 운영이 가능합니다. 경기도 수원의 한 교사 출신 퇴직자가 운영하는 무인 당구장이 그 사례입니다. 1억 원을 들여 7년간 문을 닫았던 가게를 리모델링해 중대 8대, 대대 3대, 포켓볼 2대를 갖췄고, 24시간 운영하면서 한 달 평균 매출 1,000만 원, 순이익 300만 원에서 400만 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출처: 매일경제).
그렇다고 기계가 모든 비용을 없애주는 건 아닙니다. 무인 결제 키오스크가 275만 원, 테이블별 점수판이 145만 원이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면 여기에 월 시스템 사용료 22만 원과 매출의 1.5%를 로열티로 납부합니다. 로열티란 프랜차이즈 본사가 상표와 시스템 사용 대가로 가맹점에서 정기적으로 받는 금액입니다. 결국 사람이 지키는 가게는 인건비를, 무인 가게는 시스템 비용을 내는 것이지 비용 자체가 사라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단순히 무인이냐 유인이냐보다 중요한 건 테이블이 비어 있는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입니다. 수원 가게는 24시간 운영 덕분에 자정 이후 근처 상인들과 새벽 손님을 확보했고, 신정동 가게는 평일 낮 단골 어르신과 주말 저녁 손님이 매출의 기둥이 됐습니다. 동호회 회원 3,000명을 모아 매일 네다섯 팀 예약을 받은 대형 당구장 사례도 있는데, 이처럼 잘 버는 집은 결국 비어 있기 쉬운 시간대를 각자의 방식으로 채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왜 43만 원 남는 가게들이 문을 닫지 않냐는 질문에 대한 답도 꽤 냉정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 폐업 소상공인 조사를 보면 창업 시 납부한 권리금 평균이 약 1,300만 원인데, 폐업 시 돌려받은 금액은 약 4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권리금이란 가게를 인수할 때 앞 주인에게 건물 임대료와 별도로 지불하는 영업권 프리미엄으로, 다음 주인이 사줘야만 회수할 수 있는 돈입니다. 문을 닫는 순간 이 권리금의 상당 부분이 날아가기 때문에, 손해가 확정되는 걸 피하려고 버티는 가게가 나오는 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당구장 사장은 한 달에 실제로 얼마나 버나요?
A. 통계청 서비스업 조사 기준 전국 평균은 월 43만 원입니다. 하지만 입지와 운영 방식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큽니다. 서울 신정동의 한 가게는 월 300만~400만 원을 남기는 반면, 경기도 용인처럼 한 달 매출이 300만 원으로 쪼그라든 가게도 있습니다. 평균 숫자 하나로 모든 당구장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Q. 무인 당구장이 일반 당구장보다 수익이 더 좋은가요?
A. 수원과 대구의 사례를 보면 월 순이익은 유인 당구장과 비슷한 300만~400만 원대입니다. 남는 금액보다 사장의 투입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단, 키오스크·점수판 초기 투자비와 시스템 이용료·로열티가 따로 발생하므로 단순히 "인건비가 없어서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당구장 창업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A. 무인 당구장 프랜차이즈 견적 기준으로 60평·테이블 8대 규모를 중고 장비로 꾸릴 경우 약 8,100만 원이 필요합니다(보증금 별도). 기존 당구장을 권리금 포함해 인수하면 신정동처럼 9,000만 원 이상이 들기도 합니다. 권리금 회수에 계산상 2년~2년 반이 걸린다는 점도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Q. 당구장 전기요금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오나요?
A. 대대 테이블 바닥에 설치된 열판이 주된 원인입니다. 대대 테이블은 슬레이트 석판 세 장을 쓰는데, 온도·습도 변화에 따라 당구판 상태가 달라지지 않도록 발열 장치를 거의 24시간 가동해야 합니다. 손님이 없는 새벽에도 꺼두기 어렵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고정비처럼 쌓입니다.
Q. 수익성 낮은 당구장이 폐업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A. 문을 닫는 순간 권리금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창업 시 낸 권리금 평균 1,300만 원 중 폐업 시 돌려받는 건 400만 원 남짓에 불과합니다. 권리금은 다음 주인이 매입해줘야 회수되는 돈이라, 가게 문을 열어둔 채 매수자를 기다리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결론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친동생과 승부를 겨루며 세 시간씩 큐를 잡던 손님이던 시절에도 저는 사장님이 얼마를 버는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막상 수익 구조를 뜯어보니 월 43만 원이라는 전국 평균 숫자는 꽤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매출이 높다고 자동으로 잘 버는 게 아니라, 고정비를 넘긴 그 이후의 시간에서만 돈이 남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테이블을 비어 있기 쉬운 평일 낮, 심야, 주말로 얼마나 채우느냐가 수익을 가르고, 그 시간을 사람이 지키느냐 기계가 지키느냐는 각자의 체력과 자본 상황에 따른 선택입니다. 당구장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화려한 매출 사례보다 2~3년 치 카드 매출 전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훨씬 정직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