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신혼집으로 이사하면서 당근마켓을 거의 매일 켰습니다. 안 쓰는 물건을 팔기도 하고, 새로 필요한 물건을 사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손에 익은 앱이었는데, 정작 이 회사가 어디서 돈을 버는지는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건을 팔면 판 금액이 그대로 들어오고, 별도로 큰 수수료를 낸 기억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수익구조를 파고들어 봤더니, 제가 매일 보던 화면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당근마켓 광고수익, 클릭 한 번에 100원

이사 직후 당근마켓에서 중고 물건 목록을 내리다 보면 사이사이에 "광고"라고 작게 표시된 게시물이 끼어 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이게 당근마켓 전체 매출의 거의 전부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그냥 넘길 수가 없더라고요.

당근마켓의 광고는 CPC(Cost Per Click)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여기서 CPC란 광고가 화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는 광고비가 나가지 않고, 이용자가 실제로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만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광고주가 클릭 한 번당 얼마를 낼지 미리 정해두는 방식이고, 당근마켓에서 설정할 수 있는 최저금액은 100원입니다. 즉, 광고가 100번 화면에 떠도 아무도 누르지 않으면 당근마켓이 버는 돈은 없습니다.

당근마켓이 올해 3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한국 법인의 매출은 2,690억 원이었습니다(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그런데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이 매출의 대부분이 광고에서 나왔고, 나머지 결제 수수료나 중개 수익을 다 합쳐도 전체의 1%를 넘기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업 갈래는 여러 가지를 벌려뒀지만, 실제로 돈이 나오는 구멍은 광고 하나였던 셈입니다.

광고가 뜨는 자리도 중고 목록 사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검색 결과 최상단 자리도 광고주가 살 수 있고, 작년 가을부터는 전문 광고 대행사가 특정 검색어를 직접 골라 최상단 노출을 구매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구인 공고, 부동산 매물, 중고차 연결 영역에서도 광고 상품이 붙으면서 광고 인벤토리, 즉 광고를 팔 수 있는 지면의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요약: 당근마켓 매출 2,690억 원의 대부분은 CPC 방식의 광고수익에서 나오며, 광고 지면은 중고 목록·검색·구인·부동산 등으로 계속 확장 중입니다.

 

플랫폼경제의 핵심, 사람을 모아 자리를 파는 구조

당근마켓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2,100만 명을 넘습니다. 우리나라 인구 열 명 중 네 명 꼴인데, 이 숫자가 바로 당근마켓이 광고주에게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산입니다. 이걸 플랫폼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구조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플랫폼경제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이 연결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가리킵니다. 쉽게 말해, 사람을 모아두고 그 사람들 눈에 띄는 자리를 파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가 이사하면서 당근마켓을 자주 켰던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필요한 물건이 있거나, 팔 물건이 생겼을 때요. 그런데 저처럼 일상적인 이유로 앱을 켜는 2,100만 명이 모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광고주에게는 상당한 가치입니다. 동네 미용실부터 전국 단위 보험사까지, 광고를 사는 주체가 다양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당근마켓에서 광고를 지역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동네 이용자에게만 광고를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거는 것도 됩니다. 동네 세탁소는 반경 2km 이용자에게, 전국구 정수기 렌탈 업체는 전국 이용자에게 각각 다른 광고를 걸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광고주가 같은 플랫폼 안에서 경쟁하면서 광고 단가도 올라가는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당근마켓 안에는 가게가 자체 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기능도 있는데, 이게 작년 말 기준으로 265만 개가 개설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단지는 몇 명이 봤는지 알 수 없지만, 당근마켓 광고는 실제로 누른 사람 수만큼만 비용이 나가니까 소규모 동네 가게 입장에서도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 동네 소상공인: 반경 설정 광고로 주변 이용자에게 노출, 클릭당 비용 발생
  • 새 물건 판매업자: 하루 100만 원 이상 광고비를 쓰는 사례도 존재
  • 리드 제너레이션 광고주: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 상담으로 연결하는 구조
  • 전국 브랜드: 지역 제한 없이 전국 이용자 대상 광고 집행 가능
요약: 당근마켓은 2,100만 명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동네 소상공인부터 전국 브랜드까지 다양한 광고주에게 노출 자리를 파는 플랫폼경제 구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수료 구조가 달라지고 있는 신호들

수수료? 당근마켓에서 거래 수수료를 낸 적이 있으신가요? 거의 없으실 겁니다. 그런데 들여다보니 최근 몇 년 사이에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받는 기능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방향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첫 번째는 에스크로(Escrow) 방식의 안심 결제입니다. 에스크로란 구매자가 돈을 보내면 플랫폼이 중간에서 잠시 보관했다가, 물건을 정상적으로 수령한 게 확인된 후에야 판매자에게 넘겨주는 안전 결제 방식입니다. 사기가 많은 중고 거래 특성상 이 기능을 쓰면 분쟁을 줄일 수 있는데, 구매자 쪽에 거래금액의 3.3% 수수료가 붙습니다. 처음 출시된 재작년 10월에는 2%였다가 작년 6월 카드 결제 기능이 추가되면서 현재 요율로 올랐습니다.

두 번째는 게시물 광고 기능입니다. 내가 올린 중고 물건을 돈을 내고 더 많은 이웃의 피드에 노출시키는 기능인데, 재작년 5월부터 일반 이용자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물건 가격에 따라 몇천 원에서 몇만 원까지 비용이 다르고, 광고를 붙인 글이 일반 게시글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이 읽혔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세 번째는 송금 수수료입니다. 당근 머니나 당근페이에 등록된 계좌로 보내는 건 횟수 제한 없이 무료인데, 등록되지 않은 외부 계좌로 보낼 때는 한 달에 다섯 번까지만 무료이고 여섯 번째부터는 건당 500원이 붙습니다. 금액이 크지 않고 선택적으로 쓰는 기능들이지만, 이용자에게서도 조금씩 수익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초기와는 분명히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요약: 당근마켓은 광고 중심 수익 구조를 유지하면서, 안심 결제 수수료(3.3%)·게시물 광고·송금 수수료 등 이용자 대상 수익 모델도 조금씩 확장하고 있습니다.

 

광고와 투명성, 공정위 제재가 남긴 질문

제가 수익구조를 따라가다가 몇 번 멈췄던 대목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광고 투명성 문제였습니다. 중고 목록 사이에 끼어 있는 광고를 보고 누른다고 해도, 그 광고를 올린 곳이 동네 가게인지 전국 단위 업체인지, 아니면 상담 신청을 받아 전화번호를 넘기는 리드 제너레이션 마케터인지 화면만 봐서는 알기가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리드 제너레이션이란 잠재 고객의 연락처를 수집해 판매 기회로 연결하는 마케팅 기법을 말합니다. 광고를 눌렀을 때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상담이 신청되는 방식인데, 그 번호는 보험사나 이사업체 등 실제 상품을 파는 업체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광고를 올린 주체가 누구인지 이용자가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작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당근마켓이 광고에 사업자 정보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정 명령과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출처: 공정거래위원회). 당시 법 기준으로 이런 위반에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 상한이 500만 원이었으니, 100만 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온당한지를 따지기 전에 법정 상한 자체가 연 매출 2,690억 원짜리 회사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억지력이 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이 상한은 올해 7월 법 개정으로 두 배인 1,000만 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재작년 국정감사에서도 당근마켓의 실명 확인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실명 인증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구조라 피해가 발생했을 때 구제가 어렵다는 내용이었는데, 당시 언급된 단일 부동산 사기 피해금액이 9억 원을 넘었습니다. 플랫폼이 거래를 직접 중개하지 않아도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이 질문은 지금도 진행 중인 문제입니다.

 
요약: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와 국정감사 지적이 보여주듯, 광고 투명성과 이용자 보호는 당근마켓이 아직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당근마켓은 중고 거래 수수료를 받나요?

A.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경우에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다만 안심 결제 기능을 이용하면 구매자에게 거래금액의 3.3%가 수수료로 붙습니다. 이 기능은 선택 사항이라 직거래 시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Q. 당근마켓 광고 클릭하면 어떻게 되나요?

A. 클릭 한 번이 발생하면 광고주가 미리 설정한 클릭당 광고비(최소 100원)가 당근마켓에 지불됩니다. 상담 신청 화면이 뜨는 광고에서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입력하면, 그 정보는 광고를 의뢰한 업체로 전달되고 업체는 건당 수만 원 단위의 리드 비용을 별도로 지불합니다.

 

Q. 당근마켓이 공정위 제재를 받은 이유가 뭔가요?

A. 2024년 3월, 광고에 사업자 상호·주소·연락처 등 필수 정보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정 명령과 과태료 1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용자가 광고를 봤을 때 그 광고를 올린 주체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핵심 문제였습니다.

 

Q. 당근마켓은 해외에서도 돈을 잘 버나요?

A. 한국 법인 기준으로는 작년에 67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캐나다·일본 등 해외 법인까지 합산하면 전체 이익은 146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해외에서는 아직 광고를 붙이지 않고 이용자 모집에 집중하고 있어 적자 상태이고, 캐나다 법인 하나에서만 작년에 375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결론

이사를 하면서 당근마켓을 자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생겼고, 수익구조를 찾아보고 나서야 제가 매일 보던 화면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무료로 쓰는 서비스라도 그 뒤에 누군가는 비용을 치르고 있고, 제가 무심코 스크롤하던 광고 한 조각이 당근마켓 전체 매출의 핵심이었다는 사실은 꽤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당근마켓이 광고로 돈을 버는 구조 자체를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광고를 올린 주체가 누구인지 이용자가 알기 어려운 상황, 법정 제재 수단이 실질적 억지력을 갖기엔 너무 작았던 현실은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으로 당근마켓에서 광고를 보게 되면 그냥 지나치기 전에 한 번쯤 "이걸 올린 곳이 어디인지 적혀 있나" 정도는 확인해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Lzts_iEV-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