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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테무가 이렇게 오래 버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봤을 때 "이 가격이 말이 되나?" 싶었는데, 쇼핑몰을 직접 운영해 보고 나서야 그 가격이 가능했던 진짜 이유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규제 차익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되는 구조였는데, 이제 그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테무는 왜 그렇게 쌀 수 있었나 — 규제 차익의 구조

제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소비자가 보는 판매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겹겹이 쌓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상품 매입비, 포장비, 배송비, 플랫폼 수수료, 광고비, 반품 처리 비용까지 다 빼고 나면 처음 계산했던 마진이 한참 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테무의 가격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뭔가 빠져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테무의 사업 방식은 일반 마켓플레이스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쿠팡이나 아마존처럼 판매자가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이 아니라, 중국 생산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D2C(Direct to Consumer) 구조입니다. 여기서 D2C란 유통 단계를 모두 건너뛰고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간 마진이 없기 때문에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결정적인 건 여기에 면세 한도 제도가 더해졌다는 점입니다. 개인 소비 목적의 소액 수입품에는 관세와 부가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가 각국에 있었습니다. 미국은 800달러 미만, 유럽과 한국은 150달러 이하가 그 기준이었습니다. 테무는 이 제도를 정확히 활용했습니다. 정식 수입업체라면 통관, 관세, 부가세, 창고 비용, 재고 리스크까지 전부 짊어져야 하는데, 테무는 개별 소포 단위로 면세 범위 안에서 발송함으로써 이 비용 구조 전체를 건너뛴 겁니다.

규제 차익(Regulatory Arbitrage)이란 서로 다른 규제 환경 사이의 틈새를 이용해 비용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테무가 만들어 낸 가격 차이의 상당 부분은 기술 혁신이나 효율화가 아니라, 바로 이 규제 차익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요약: 테무의 초저가는 D2C 구조와 각국의 면세 한도 제도를 결합한 규제 차익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상적인 유통 비용 구조를 우회한 결과였습니다.

 

면세 한도 폐지 — 미국과 유럽이 먼저 움직였다

이 구조가 언제까지나 유지될 수는 없었습니다. 미국은 기존에 800달러 미만의 소액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드 미니미스(De Minimis) 규정을 운영해 왔습니다. 드 미니미스란 라틴어로 "너무 작아서 법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원래는 개인이 소량으로 수입하는 물건에 행정 비용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였습니다. 그런데 테무와 쉬인 같은 플랫폼들이 이 제도를 상업적 규모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면세 수출 채널로 변질됐습니다. 결국 미국은 이 드 미니미스 면세 혜택을 폐지했습니다(출처: 미국 무역대표부(USTR)).

유럽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2025년 5월부터 개인 소포 한 건당 3유로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꿨습니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테무처럼 건당 소액 상품을 대량으로 발송하는 사업 모델에서는 비용 구조 전체가 바뀌는 변화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제도 변경의 이유로 소비자 안전 책임 부재, 환경오염, 유해물질 포함 제품의 무차별 유통을 공식적으로 지목했습니다(출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국내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 규제 변화는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제가 상품 하나를 판매할 때도 품질 검증부터 고객 불만 대응, 반품 처리까지 전부 제 책임입니다. 그런데 같은 카테고리 상품을 팔면서 이 과정을 모두 생략한 사업자와 가격 경쟁을 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공정한 게임이 아닌 겁니다. 정식 수입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을 테무가 제도의 허점으로 피해 갔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 미국: 드 미니미스 800달러 면세 규정 폐지
  • 유럽: 개인 소포 1건당 3유로 수수료 신설(2025년 5월)
  • 규제 이유: 소비자 안전 책임 부재, 유해물질 유통, 환경 문제
  • 한국: 2025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 테무에 과징금 13억 6,900만 원 부과
요약: 미국의 드 미니미스 폐지와 유럽의 소포 수수료 신설로 테무의 핵심 비용 우위가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한국에서도 공정위 과징금이 부과됐습니다.

 

한국에서 테무가 생각만큼 못 먹힌 이유 — 다이소라는 변수

국내 상황은 미국이나 유럽과 조금 다릅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만 놓고 보면 테무는 쿠팡 다음으로 2~3위권을 오갈 만큼 이용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매출 규모를 보면 이용자 수 대비 성과가 기대보다 작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상품 단가가 낮아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다이소입니다. 다이소의 2024년 매출은 4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테무가 공략하려는 생활용품, 소형 잡화, 간단한 주방용품 카테고리에서 다이소는 이미 압도적인 풀필먼트 네트워크와 오프라인 접근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서 풀필먼트(Fulfillment)란 주문이 들어오면 재고 보관부터 포장, 배송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물류 운영 방식을 말합니다.

가격만 따지면 같은 상품이라도 테무가 더 싼 경우가 많습니다. 다이소에서 2,000원인 물건이 테무에서는 1,000원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1,000원 차이를 감수하고 테무에서 주문할 이유가 얼마나 있을지 저는 솔직히 회의적입니다. 테무에서 열 개를 사면 실제로 바로 쓸 수 있는 건 두세 개고, 절반은 품질 문제로 버려야 한다는 경험담이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다이소는 수입 상품에 대해 안전성 검증 절차를 거치고, 문제가 생기면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합니다.

몸에 닿거나 입에 들어가는 제품은 테무산을 피하라는 말이 나오는 게 그냥 나온 게 아닙니다. 저도 직접 몇 번 써보면서, 가격이 싸더라도 인체 유해성을 검증받지 않은 제품을 일상에서 쓰는 건 결국 소비자가 리스크를 떠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결국 다이소가 제공하는 건 싼 가격이 아니라 납득 가능한 수준의 신뢰였습니다.

요약: 한국에서 테무의 영향력이 이용자 수 대비 작은 것은 다이소의 오프라인 접근성과 안전성 신뢰가 테무의 가격 우위를 상쇄했기 때문입니다.

 

공정 경쟁의 링 위로 — 테무가 선택할 수 있는 길

미국과 유럽에서 면세 우회가 막히자 테무는 현지에 직접 창고를 짓고 정식 통관을 거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지금까지는 심판 없이 달리다가 이제야 레인 안에서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렇게 되면 관세, 통관 비용, 창고 운영비, 재고 리스크가 전부 원가에 반영됩니다. 당연히 기존의 초저가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변화는 테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국 플랫폼들이 선진국 시장에서 써온 방식, 즉 규제 환경이 다른 국가 간의 차이를 이용해 비용 우위를 만드는 전략 자체가 이제 통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사실 규제 자체에 대해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규제가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비용을 과도하게 높이면 결국 소비자가 더 비싸게 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릅니다. 모든 사업자가 동일하게 적용받아야 할 최소한의 기준, 즉 세금 납부와 소비자 안전 책임을 특정 사업자만 피해 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직접 고객 문의에 대응하고, 불량품이 나오면 교환을 처리하고, 상품 하나하나에 대해 책임을 지다 보면, 그 비용과 노력이 자연스럽게 가격에 반영된다는 걸 압니다. 그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와 경쟁한다는 건 처음부터 조건이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규제 강화는 불합리한 규제가 아니라,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정이라고 봅니다.

테무가 앞으로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가장 싼 가격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품질과 안전, 배송 신뢰도, 사후 관리까지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또 어떤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방향으로 간다면 또 다른 규제의 철퇴가 기다릴 것입니다.

요약: 면세 우회가 막힌 테무는 현지 창고 운영이라는 정상적인 유통 구조로 전환 중이며, 이제는 가격 외에 품질과 신뢰로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테무에서 물건 사면 진짜 관세 안 내도 되나요?

A. 현재 한국에서는 150달러 이하 개인 소비 목적 수입품에 대해 면세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유럽은 이 혜택을 폐지하거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이미 제도를 바꿨고, 국내에서도 제도 변경을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 기준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Q. 테무 상품은 진짜 안전 문제가 있나요?

A. 공장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발송하는 구조다 보니 국내 정식 수입품에 요구되는 안전 인증이나 인체 유해성 검사를 거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제도 변경 이유 중 하나로 유해물질 포함 제품의 무차별 유통을 공식 지목했습니다. 몸에 직접 닿거나 식품과 접촉하는 제품은 특히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다이소가 테무보다 낫다고 볼 수 있나요?

A. 절대 가격만 보면 테무가 더 싼 경우가 있지만, 품질 편차와 안전 검증 여부를 함께 고려하면 다이소가 실질적인 소비 가치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봅니다. 다이소는 2024년 기준 연 매출 4조 원 이상의 규모를 바탕으로 안전 검증과 사후 처리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가격 차이가 1,000~2,000원 수준이라면 오프라인 접근성과 신뢰도를 함께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Q. 테무가 앞으로도 계속 운영될 수 있나요?

A. 미국과 유럽의 주요 시장에서 사업 방식을 바꿔 현지 창고를 운영하는 방향으로 전환 중이기 때문에 사업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기존의 초저가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워졌고, 정상적인 유통 비용을 반영한 가격 경쟁력이 어느 수준일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결론

테무의 성공 공식은 처음부터 기술 혁신이 아닌 규제 차익 위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D2C 구조와 면세 한도 제도를 결합해 정식 수입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을 피해 간 방식이었는데, 이제 미국과 유럽이 그 허점을 닫았습니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환경이라면 가격만으로 승부하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테무도 이제 체감하게 될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싸다는 것만으로 좋은 소비가 되지는 않습니다. 제가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느낀 건, 가격에는 보이지 않는 책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책임을 진지하게 지는 판매자의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 사이에는 결국 차이가 드러납니다. 앞으로 해외 직구를 이용할 때는 가격 외에 안전 인증 여부와 사후 관리 가능성도 함께 확인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si=xW9liuNn5zZvGRHz&v=Q6WZdEGgtD4&feature=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