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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유럽에서 가장 세금을 많이 거두는 나라 중 하나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그런데도 재정 적자가 GDP의 6%에 육박합니다. 부동산 매물을 들여다보다 문득 이 뉴스를 접했을 때, 저는 고금리 시대에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와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국가가 결국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금은 세계 최고인데 왜 빚만 늘어날까 — 재정적자의 구조

직접 겪어보니 숫자가 클수록 오히려 실감이 안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조세 부담률이 GDP 대비 약 60%에 달한다는 수치가 딱 그랬습니다. 덴마크를 제외하면 OECD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데(출처: OECD 통계), 그 돈이 어디로 사라지는지를 들여다봐야 비로소 문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재정 적자(fiscal deficit)란 정부가 한 해 동안 거둔 세수보다 지출이 많아 발생하는 마이너스 차액입니다. 쉽게 말해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해마다 빚이 쌓이는 구조입니다. 프랑스의 경우 이 적자 폭이 2020년 코로나19 충격 이후에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지출 항목을 뜯어보면 연금이 핵심입니다. 프랑스에서는 65세 이상 연금 수령자의 평균 소득이 15세에서 64세 사이 생산가능인구의 소득보다 높습니다. 노년층이 일하는 세대보다 더 많이 가져가는 구조가 이미 굳어진 겁니다. 여기에 의료비와 공공 안전 지출까지 더하면, 독일이나 이탈리아와 비교해도 연금 부문 지출 증가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이미 GDP의 4.5%를 교육에 쏟아붓고 있는데(출처: 세계은행) 학교 천장이 무너지고 복도에 쥐가 돌아다닌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돈을 쓰는 양이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가 문제라는 점, 이건 국가든 가계든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조세 부담률 약 60% — OECD 내 덴마크 다음으로 최고 수준
  • 재정 적자 GDP 대비 약 -6% — 팬데믹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음
  • 65세 이상 연금 수령자 소득 > 생산가능인구 소득 — 연금 지출 구조가 핵심 원인
  • 교육비 GDP 대비 4.5% 지출에도 학교 인프라는 열악
요약: 프랑스는 세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걷고도 연금 지출 구조 때문에 재정 적자가 해마다 쌓이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증세나 긴축으로 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입니다.

 

국채금리가 2~3주 만에 1% 뛰었다 — 연금개혁이 막힌 나라의 금리 리스크

평택 고덕 일대 아파트 매물을 살피다 보면 같은 단지 안에서도 매도 호가와 실거래가 사이에 꽤 큰 간격이 벌어져 있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제 경험상 이 간격이 갑자기 벌어질 때는 대개 금리 변동이 그 배경에 있었습니다. 국채 시장도 비슷한 논리가 작동합니다.

국채금리(government bond yield)란 국가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이자율입니다. 국가 신뢰도가 낮아지거나 시장 불안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고, 금리는 오릅니다. 프랑스 국채금리는 불과 2~3주 만에 약 1% 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 이런 속도의 금리 상승은 이례적인 신호입니다.

직접적인 도화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파월의 발언이었습니다. 시장 금리가 이미 경제에 긴축 효과를 주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이 나오자, 미국 국채금리가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이 5%대 금리를 주는데 굳이 프랑스 채권을 살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여기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극좌와 극우 후보가 유력한 상황이 겹치면서 일본 기관 투자자들을 포함한 글로벌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금개혁(pension reform)은 연금 수급 연령이나 수령액을 조정해 재정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말합니다. 프랑스는 수급 연령을 60세로 낮추겠다는 극우 공약과 국가 채무를 탕감하자는 극좌 주장이 동시에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정년을 64세에서 66세 이상으로 올리는 예산안조차 통과시키기 어려운 정치 환경에서 두 후보 모두 재정 건전화와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셈입니다.

9년간 1인당 GDP 성장률이 겨우 1.8%에 그친 경제가 5%대 금리를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솔직히 제 눈에는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기존에 1~2%대 저금리로 발행했던 국채들이 하나둘 만기를 맞으면서 5%짜리 새 채권으로 갈아타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GDP의 6%를 이자로만 지불해야 하는 구조가 현실화되면, 재정 적자 폭과 이자 비용이 정확히 맞먹는 상황이 됩니다.

 
요약: 미국 금리 급등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프랑스 국채금리가 단기 급등했고, 연금개혁이 정치적으로 막혀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 부담은 갈수록 구조적 위협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도 막지 못했다 — 유럽 산업 위기와 투자 전망

2018년 마크롱 정부가 유류세를 25~35% 올리고 전기차 보조금을 대폭 늘렸을 때, 저는 당시 그 정책이 꽤 합리적인 방향처럼 보였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고 전기차 전환을 앞당기겠다는 논리는 분명했으니까요. 그러나 결과는 전국적인 '노란 조끼' 시위였고, 정부는 결국 정책을 철회했습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유럽 전기차 시장의 상당 부분을 중국 업체들이 잠식했습니다. 보호관세(protective tariff)란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 수입 상품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인데, 유럽은 미국처럼 중국산 전기차에 강력한 관세 장벽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파산한 유럽 자동차 브랜드를 인수해 그 이름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관세 우회로를 이미 만들어두었기 때문입니다.

유럽 증시가 이 흐름을 먼저 반영했습니다. 20년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30~40%를 차지하던 유럽 비중은 지금 약 1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글로벌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이라면, 유럽에 투자하지 않는 쪽을 택했을 것 같습니다. 폴란드나 아일랜드처럼 인건비가 저렴하거나 세제 혜택이 있는 나라와 비교할 때, 정치적 갈등이 극에 달하고 금리마저 높아진 프랑스는 기업 입장에서 투자 매력이 크지 않습니다.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QE)란 중앙은행이 국채 등 자산을 대규모로 사들여 시중에 돈을 공급하는 정책입니다. 2012~2015년 유럽 재정 위기 당시 유럽중앙은행(ECB)이 QE로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를 떠받쳤던 것처럼 프랑스에도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ECB의 지원에는 반드시 재정 긴축 요구가 따라옵니다. 지금 프랑스 정치 구도에서 그 요구를 받아들일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진짜 문제입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2010년대 혹독한 긴축을 겪은 뒤에야 회복 궤도에 올랐고, 지금은 오히려 프랑스보다 국채금리가 낮아졌습니다. 고통을 먼저 겪은 나라가 더 단단해진 셈입니다. 프랑스는 그 선택을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요약: 중국 전기차 대응 실패와 정치적 교착 상태가 겹치면서 유럽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금은 유럽 대신 미국과 달러 자산으로 향하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프랑스가 실제로 국가 부도가 날 수 있나요?

A. 배제할 수 없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합니다.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기존에 저금리로 발행한 채권들이 5%대 금리로 만기 도래하는 시점이 겹치면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집니다. 다만 프랑스는 유로존 핵심 경제국이기 때문에 ECB가 전면적인 붕괴를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원에는 반드시 재정 긴축 조건이 붙는다는 점입니다.

 

Q. 프랑스 재정 위기가 한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A. 직접적인 충격보다는 간접 경로가 더 현실적입니다. 유럽 불안이 커지면 글로벌 자금이 미국 달러로 몰리고, 이는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가계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 먼 나라 얘기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Q. 연금개혁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건가요?

A. 처음부터 적게 주는 것과 이미 주던 것을 줄이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프랑스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체 유권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들의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이 연금 삭감 공약을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수급 연령을 낮추겠다는 공약이 지지를 받는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지는 배경입니다.

 

Q.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 전기차를 어떻게 막을 수 있나요?

A. 보호관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기업들이 이미 파산한 유럽 브랜드를 인수해 우회하는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그 시간 동안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지 못한다면, 관세는 소비자 부담만 키우는 결과로 끝날 수 있습니다.

 

결론

부동산 매물을 볼 때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가격보다 거래량입니다. 사려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그들이 지금 금리를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지를 봐야 가격의 방향이 보이거든요. 국가 경제도 결국 같습니다. 프랑스 재정 위기의 핵심은 부채 규모 자체보다 그 부채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정치 구조 안에 남아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제 판단으로는, 프랑스가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2010년대에 겪었던 '잃어버린 10년'을 비껴갈 가능성이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당장의 지지율을 위해 불편한 선택을 미루는 정치가 계속된다면, 국가든 가계든 결국 더 혹독한 조정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지금 글로벌 투자 환경을 살피고 계신 분이라면 유럽보다 미국 달러 자산 비중을 먼저 점검해 보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mxKLbB-Y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