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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 적 없으십니까. "나만 이렇게 사는 건가?" "나만 뒤쳐진 건가?" 나만 빼고 모두 잘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임금 근로 일자리 소득 자료를 처음 들여다봤을 때, 숫자가 오히려 위로가 됐습니다. 인터넷에서 보던 기준과 실제 현실 사이에는 생각보다 훨씬 큰 간격이 있었습니다.
SNS 왜곡 — 우리가 남의 하이라이트와 내 일상을 비교하고 있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남의 이야기"로 흘려들었는데, 어느 순간 인터넷에서 보던 기준이 제 삶을 평가하는 잣대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30대인데 집이 없으면 뒤처진 것처럼, 평범한 월급이면 경제적으로 실패한 것처럼 말하는 글들을 반복해서 보다 보니까 그게 어느새 기준이 돼버린 겁니다.
여기서 핵심은 SNS가 만들어내는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입니다. 가용성 편향이란 기억에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실제보다 더 빈번하거나 일반적인 것으로 착각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피드에서 여행 사진과 명품 사진을 자주 접하면 그게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처럼 느껴진다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면 인터넷에서 보던 모습과는 꽤 다르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월급을 받아서 생활비를 내고, 저축할 돈을 조금씩 떼어놓고,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한숨 한 번 쉬면서 살아갑니다. 대출이 있거나, 가족을 챙겨야 하거나, 매일 직장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 훨씬 더 일반적입니다.
이 상황이 더 복잡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SNS는 구조적으로 '과시'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힘들었던 하루, 카드값 걱정, 피곤한 퇴근길은 게시물이 되기 어렵습니다. 반면 맛있는 식사, 해외여행, 새로 산 물건은 사진으로 남기기 좋습니다. 결국 피드에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하루'가 아니라 '보여주고 싶은 순간'만 쌓입니다.
이 구조를 머리로 알면서도 피드를 스크롤하다 보면 또 비교하게 됩니다. 상대적 박탈감(Relative Deprivation)이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절대적인 생활 수준이 나쁘지 않더라도 준거 집단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고 느끼는 감각인데, SNS는 이 준거 집단을 무한정 넓혀버립니다. 예전에는 비교 대상이 주변 친구들뿐이었지만, 지금은 전국, 아니 전 세계 사람들의 가장 좋은 순간과 경쟁해야 합니다.
- SNS에는 평균적인 일상이 아니라 보여주고 싶은 순간만 올라온다
- 가용성 편향으로 인해 화려한 피드를 현실의 평균으로 착각하게 된다
- 상대적 박탈감은 절대적 수준이 아닌 비교 대상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커진다
- 인터넷 커뮤니티의 '내려치기'와 SNS의 '올려치기'가 동시에 기준을 왜곡한다
중위소득과 비교강박 — 숫자로 보면 내 위치가 다시 보인다
그럼 실제 2030세대의 경제적 현실은 어떨까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임금 근로 일자리 소득 통계를 보면, 중위소득 기준으로 20대 초반은 월 207만 원, 20대 후반은 월 275만 원, 30대 초반은 월 323만 원, 30대 후반은 월 362만 원입니다(출처: 통계청). 여기서 중위소득이란 전체 소득자를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을 의미합니다. 평균값과 달리 고소득자에 의한 수치 왜곡이 적어서, 실제 '보통 사람'의 소득을 더 잘 반영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보면 이 수치보다 훨씬 높은 기준을 '기본'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직접 커뮤니티 글들을 보면서 느낀 건, 그런 기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아웃라이어(Outlier), 즉 전체 분포에서 극단적으로 벗어난 소수라는 사실입니다. 아웃라이어란 통계적으로 평균이나 중앙값에서 크게 벗어난 관측값을 뜻하는데,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훨씬 크게 들릴 뿐입니다.
주거 현실도 다르지 않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만 19세~34세 청년층의 자가 보유 비율은 14.7%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2.5%는 월세나 전세로 거주합니다(출처: 통계청). 30대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자가 비율은 약 36%이고, 수도권이나 서울로 좁히면 25%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인터넷에서 "20대인데 서울 아파트 샀다"는 글을 가끔 볼 수 있지만, 그건 정말 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이 숫자들을 처음 확인했을 때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제가 특별히 뒤처진 게 아니라, 인터넷에서 보이는 기준 자체가 현실과 다른 것이었으니까요. 비교강박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감정이 아니라 숫자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명목 소득이 오른 것 자체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비의 눈높이도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제대로 된 식사 한 끼도 부담이 되고, 해외여행은 SNS 피드에서 일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 일입니다. 소득이 늘어난 것보다 지출 압박이 더 빠르게 늘어난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취업 시장 역시 공채(公採) 시스템이 크게 축소되면서 바뀌었습니다. 공채란 기업이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일괄 채용하던 방식으로, 2010년대 초반까지는 대기업과 금융권에서 일반적이었습니다. 지금은 경력자나 실무 경험이 있는 이른바 '중고 신입'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면서, 첫 직장에 발을 디디는 것 자체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30세대 평균 월급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통계청이 발표하는 임금 근로 일자리 소득 통계를 참고하면 됩니다. 평균값보다는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2023년 기준 20대 후반 중위소득은 월 275만 원, 30대 초반은 323만 원 수준입니다.
Q. SNS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감정으로 해소하려 하기보다 실제 통계 수치를 확인해 보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평균이 아니라 아웃라이어라는 사실을 숫자로 확인하면, 비교의 기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SNS 사용 시간을 의식적으로 줄이는 것도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Q. 30대에 집 없으면 정말 뒤처진 건가요?
A.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30대 전체의 자가 보유 비율은 약 36%이고, 서울·수도권으로 좁히면 25% 수준까지 낮아집니다. 즉 30대의 3명 중 2명 이상은 자기 집이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보이는 기준과 실제 현실 사이의 간격이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Q. 요즘 취업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건가요?
A. 구조적으로 공채 시스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큽니다. 예전에는 신입을 대규모로 뽑아 교육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실무 경험이 있는 중고 신입을 선호하는 기업이 많아졌습니다. 첫 경험을 쌓을 곳 자체가 줄어든 구조적 문제이지, 개인의 능력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결론
제가 이 숫자들을 확인하고 나서 달라진 게 있다면, 남의 삶을 보는 시선입니다. 누군가의 여행 사진 한 장이 그 사람의 전체 경제 상황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인터넷에서 기준처럼 통용되는 숫자들이 실제 중위소득이나 자가 비율과 얼마나 다른지를 한 번만 확인해도, 비교강박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세상이 어려워진 건 맞습니다. 공채가 줄고, 집값 부담은 커지고, AI 기술 발전이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 현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바꿀 수 없는 환경에 에너지를 쏟는 것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소비 습관, 커리어 방향, 재무 계획 같은 곳에 집중하는 게 실질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남이 만든 기준이 아니라 내 삶의 기준을 스스로 세우는 것, 지금 같은 시대에는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

